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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古事成語)

고사성어 - 안서(雁書)

by 소행성3B17 2021.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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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서(雁書)

 

 

 

  편지 또는 소식을 말함.

 

 

 

  끝없는 하늘, 그리하여 그 아래 눈길 닿는 한 끝없이 계속되는, 바다와 같은 호수, 또 끄 호수 둘레의 대밀림(大密林). 인기척이라곤 없다. 하나 지금, 그 어떤 오두막에서 그 호숫가로 나오는 사나이가 있었다. 손에는 활과 살, 머리에는 모피를 뒤집어 쓰고 수염은 텁수룩하게 얼굴을 가렸다. 틀림없는 산사람 같았다. 하나 그 눈 속에는 맑고도 굴하지 않는 정신이 빛나고 있다. 머리 위를 끽끽하고 울며 지나는 소리에 그는 무심코 하늘을 쳐다 본다. 

 

  "기러기가 벌써 북으로 가고 있구나."

 

  이 사람은 소무(蘇武)라고 했다.

 

  소무는 한(漢)의 중랑장(中郞將)이었다. 무제(武帝)의 천한원년(天漢元年 B.C 100), 그는 사절로서 북쪽 흉노의 나라로 갔다. 포로 교환을 위해서였다. 하나 흉노의 내분(內紛)에 휩쓸려 사절단은 전부 체포 되어 흉노에게 항복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죽거나 하는 위험 속에 빠졌다.  그런데 소무만은 끝까지 항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산 속 동굴에 감금하고 음식도 주지 않았다. 그는 바위 이끼를 씹고 물을마시며 굶주림을 견디어 냈다. 소무가 며칠이 되어도 죽지 않음을 본 흉노는 그가 신(神)이 아닌가 겁을 먹고, 드디어는 북해(北海 바이칼호) 기슭, 인기척도 없는 곳으로 보내어 양을 치게 했다. 하나 그에게 주어진 양은 전부 숫놈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했다.

 

  "이 숫놈이 새끼를 낳으면 고국으로 돌려보내 주겠다."

 

  그 곳에 있는 것은 하늘, 숲, 물 그리고 매서운 추위와 굶주림 뿐이었다. 도적이 양을 다 훔쳐 가고 말았다. 그는 들 쥐를 잡아 굶주림을 면했다.

  

  그래도 그는 흉노에게 항복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한(漢)으로 돌아갈 수 있다.' 라는 기대에서가 아니다. 그저 항복하기가 싫었던 것이다.

 

  이 황량한 땅끝으로 유배되어 이미 몇 년이란 세월이 지났는지, 그거조차 희미했다. 가혹했고 단조로운 나날, 그러나, 넓고 넓은 하늘을 가로 지르는 기러기는 소무에게 그 고향을 생각하게 했다.

 

  무제가 죽고 다음 소제(昭帝)의 시원(始元) 6년(B.C81), 한(漢)의 사신이 흉노에게 왔다. 한의 사신은 앞서 흉노에게 사절단으로 온 채 소식불명이 된 소무를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흉노는 소무가 이미 죽어 이 세상에는 없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진위(眞僞)를 확인해 볼 도리가 한의 사신에게는 없었다.  그러나 그날 밤의 일이다. 앞서 소무와 함께 와서 지금은 이곳에 머물고 잇는 상혜(常惠)라는 자가 한나라 사신을 찾아와 무엇인가를 알렸다. 다음 회견 때 한나라의 사신은 말했다.

 

  "한나라 천자께서 상림원(上林苑)에서 사냥을 하고 계실 때 한 마리의 기러기를 쏘아 잡으셨다. 그런데 그 거리기 다리에는 비단 헝겊이 매어져 있고, 헝겊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소무는 대택(大澤)속에 있다고, 따라서 소무는 살아 있는 것이 명백하다."

 

  흉노의 추장은 놀라는 빛을 보이며 무엇인지 신하들과 귓속말을 주고 받고 나서 대답했다.

 

  "요전에 한 말은 잘못이다. 소무는 살아 있는 것 같다."

 

  거짓 꾸밈 말은 용하게 적중했다. 곧 사람을 바이칼호로 급파해서 소무를 데려왔다. 머리와 수염은 희고, 떨어진 모피를 걸친 모습은 양치기 그대로였으나, 그 손에는 한(漢)의 사신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부절(符節)이 단단히 쥐어져 있었다.

 

  소무는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잡히어 북해 기슭에서 굶주림과 추위와 싸우기 15년이 지난 것이다.

 

  이 고사가 근원이 되어, 편지나 문안을 안서(雁書)라고 말하게 되었다. 또 안찰((雁札), 안신((雁信), 안백(雁帛)이라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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