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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헤세 - 안개 속에서

by 소행성3B17 2016.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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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속에서



  안개 속의 헤메임은 참으로 이상하다.

  숲과 돌은 모두 외롭고

  수목들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이다.


  나의 인생이 아직도 밝던 때엔,

  세상은 친구로 가득하였다.

  그러나 지금 안개가 내리니

  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에서, 어쩔 수 없이

  인간을 가만히 떼어 놓는

  어둠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정말, 현명하다 할 수가 없다.


  안개 속의 헤매임은 참으로 이상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고독하는 것.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다 혼자이다.






  - 또 다른 버전 번역-



  안개 속에


  야릇하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풀섶이며 돌동이며, 저마다 외롭구나.

  어느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않는니

  모두가 외따로 혼자 있는 것이다.


  나의 삶도 빛으로 넘실거릴 적에는

  세상의 벗들로 가득했었으나

  이제 내 둘레에 안개 가득 드리우니

  모두 사라지고 자취조차 없구나.


  모든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가르는

  소리도 없고 또한 피할 수도 없이

  휩싸는 이 어두움을 모르고서야

  누가 그를 슬기롭다 이를 것인가.


  야릇하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인생이란 본시가 외로운 것이라

  여느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하나

  모두가 외따로 혼자 잇는 것이다.







  ※ 이 시는 헤세의 수많은 시 가운데서 가장 많이 애송되고 있는 작품일 것이다. 예전 독일의 어느 출판사에서 애송하는 독일의 현대시에 대한 앙케이트 조사를 했더니, 카롤사의 '옛셈', 헤세의 '안개속', '릴케의 '가을날'의 순위로 결과가 나타났다. 만년에 실명한 헤세의 부친도 그 무엇보다 이 시를 특별히 애송했다고 한다.







  



  헤르만 헤세 (Hermann Karl Hesse, 1877~1962)


  헤세는 남부 독일 시바벤의 카르프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코스모폴리턴적인 평화주의에의 지향과 동양 종교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현대 신로맨티즘 문학의 완성자로서 그는 체험과 생활을 아름답고 원숙한 필치로 조형시켜 구름 · 산천 · 바람 · 바다 등의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평화스런 인간의 생활을 동경하고, 내면 생활의 변화와 성장을 깊이 표현하여 예술적 향기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내면 생활의 변화와 성장을 깊이 표현하여 예술적 향기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기 내면을 응시하는 이 시인은 동시에 또한 현실에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엄격한 경고를 내리기를 잊지 않았고,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평화를 주장하여 완전히 고립되었었다.

  뒷날 스위스에서 국적을 얻어 이탈리아에서 가까운 루가노에서 작고하였다. 1946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밤의 위안', '낭만적인 노래' 등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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