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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인생의 나그네길 반 고비에
올바른 길에서 벗어났던 내가
눈을 떴을 때에는 캄캄한 숲속에 있었다.
그 냉혹하고 황량하며 준엄한 숲이
어떤 것이었는지는 입에 담기조차 역겹고
생각히기만 해도 몸서리쳤진다.
그 괴로움이란 자칫 죽을 정도였었다.
그러나 거기서 만나게 된 행운을 말하기 위해서는
거기서 목격한 서너 가지 일을 우선 말해야 하리라.
어떤 경로로 그곳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는
멋지게 말할 수가 없다.
그 무렵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고
그래서 옳은 길을 버렸던 것이다.
숲속에서 내 마음은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으나,
그러나 그 골짜기가 다한 곳에서
나는 그 어떤 언덕 산자락에 이르렀다.
눈을 들어보니 언덕의 능선이
이미 새벽빛에 환히 싸여져 있는 것이 보였나니
온갖 길을 통하여 만인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태양의 빛이었다.
단테(Alighieri Dante, 1265 ~ 1321)
이탈리아의 시인.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세계 4대 시성(詩聖) 가운데 한 사람으로, 시집 '신생', 종교 서사시 '신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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