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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오직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부디
'미소 때문에, 미모 때문에, 부드러운 말씨 때문에,
그리고 또 내 생각과 잘 어울리는 재치있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그런 날엔 나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기분을 주었기 때문에
저 여인을 사랑한다'라고 말하지 마세요.
이러한 것들은, 임이여! 그 자체가 변하거나
당신을 위해 변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그렇게 짜여진 사랑은
그렇게 풀려 버리기도 합니다.
내 뺨의 눈물을 닦아 주는 당신의 사랑스런 연민으로도
날 사랑하진 마세요.
당신의 위안을 오래 간직했던 사람은
우는 것을 잊게 되고
그래서, 당신의 사랑을 잃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오직 사랑을 위해서만 날 사랑해 주세요.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당신이 사랑을 누리실 수 있도록, 사랑의 영원을 통해.
브라우닝(Robert Browning, 1812~1889)
영국 빅토리아 조(朝)의 대표적인 시인. 런던 대학 재학 시절에 바이런과 셀리에게 사숙하여 21세 때 처녀 시집을 출간 하였다. 그가 즐겨 쓴 시의 기법은 '극적 독백'이었다. 시집으로 '피파 지나가다', '방울과 석류', '반지와 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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