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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382

[시] 홍사용 -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 그러나 십왕전(十王殿)에서도 쫓기어난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맨 처음으로 내가 너에게 준 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님께서 물으시며는 "맨 처음으로 어머니께 받은 것은 사랑이었지요마는 그것은 눈물이더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것도 많지요마는······ "맨 처음으로 나에게 한 말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며는 "맨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드린 말씀은, "젖주세요"하는 그 소리였지요마는, 그것은 '으아-'하는 울음이었나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말씀도 많지요마는······ 이것은 노상 왕에게 들이어 주신 어머니의 말씀인데요. 왕이 처음으로 이 세상에 올 때.. 2016. 10. 1.
[시] 오상순 - 한 잔 술 한 잔 술 나그네 주인이여평안하신고,곁에 앉힌 술단지그럴 법 허이,한 잔 가득 부어서이래 보내게,한 잔 한 잔 또 한 잔오늘 해도 저물고갈 길은 머네,꿈 같은 나그네길멀기도 허이! 나그네 주인이여이거 어인 일,한 잔 한 잔 또 한 잔끝도 없거니삼산유곡 옥천(玉泉)샘에흠을 대었나,지하 천척 수맥(水脈)에줄기를 쳤나바다를 말릴망정이 술 단지사,꿈 같은 나그네길멀기도 허이! 나그네 주인이여좋기도 허이,수양이 말이 없고달이 둥근데,한 잔 한 잔 또 한 잔채우는 마음한 잔 한 잔 또 한 잔길가에 피는 꽃아설어를 말어꿈 같은 나그네길멀기도 허이! 나그네 주인이여한 잔 더 치게,한 잔 한 잔 또 한 잔한 잔이 한 잔한 잔 한 잔 또 한 잔석잔이 한 잔한 잔 한 없이 한 없는 잔이언만한 잔이 차네.꿈 같은 나그네길멀기.. 2016. 9. 26.
[시] 오상순 - 방랑의 마음 방랑의 마음 흐름 위에보금자리 친-오오 흐름 위에보금자리 친-나의 혼······ 바다 없는 곳에서바다를 연모하는 나머지에눈을 감고 마음 속에바다를 그려 보다가만히 앉아서 때를 잃고······ 옛 성위에 발돋움하고들 너머 산 너머 보이는 듯 마는 듯어릿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다해 지는 줄도 모르고······. 바다를 마음에 불러 일으켜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면깊은 바다 소리나의 피의 조류를 통하여 오도다. 망망한 푸른 해원-마음 눈에 펴서 열리는 때에안개같은 바다의 향기코에 서리도다. ※ 이 시는 1923년 1월호 '동명(東明)'호에 발표된 것으로서 그의 초기 작품 가운데서도 비교적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이 시에서 볼 수 있는 그이 명상적인 자세는 그후 그의 시세계를 지배하는 특성 가운데 하나가 되.. 2016. 9. 26.
[시] 오상순 - 아시아의 마지막 풍경 아시아의 마지막 풍경- 아시아의 진리는 밤의 진리이다 - 아시아는 밤이 지배한다. 그리고 밤을 다스린다. 밤은 아시아의 마음의 상징이요, 아시아는 밤의 실현이다. 아시아의 밤은 영원의 밤이다. 아시아의 밤의 수태자이다. 밤은 아시아의 산모요 산파이다. 아이사는 실로 밤이 낳아 준 선물이다. 밤은 아시아를 지키는 주인이요 신이다. 아시아는 어둠의 검이 다스리는 나라요 세계이다. 아시아의 밤은 한없이 깊고 속모르게 깊다. 밤은 아시아의 심장이다. 아시아의 심장은 밤에 고동한다. 아시아는 밤의 호흡 기관이요, 잠은 아시아의 호흡이다. 잠은 아시아의 눈이다. 아시아는 잠을 통해서 일체상(一切相)을 뚜렷이 본다. 올빼미 모양으로- 밤은 아시아의 귀다. 아시아는 잠에 일체음을 듣는다. 밤은 아시아의 감각이요, 성욕.. 2016. 9. 24.
[시] 최남선 - 봄 길 봄 길 버들잎에 구는 구슬 알알이 짙은 봄빛찬비라 할지라도 임의 사랑 담아 옴을적시어 뼈에 스민다 마달 수가 잇으랴. 볼 부은 저 개구리 니 무엇에 쪽겼관대조르를 젖은 몸이 논귀에서 헐떡이나떼봄이 쳐들어와요 더위 함께 옵데다. 저 강상 작은 돌에 더북할 손 푸른 풀을다 살라 욱대길 제 그 누구가 봄을 외리줌만한 저 흙일망정 놓쳐 아니 주도다. ※ 주제는 '새봄을 맞는 기븜'이며, 구성은 3수 1편의 연수로 된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도치법을 많이 사용한 점과, 예스런 고아한 말투를 되살려 시조로서의 운치를 한결 돋우어 준 점에 있다. 최남선(崔南善 1890 ~ 1959) 사학가, 문학가. 호는 육당(六堂). 서울 출생. 신시(新詩) 운동 초창기인 7908년에 잡지 '소년'을 발간하였고, 그 뒤 춘.. 2016. 9. 23.
[시] 최남선 - 3.1절 3.1절 천지에 봄이 드니 3.1절이 또 한번을지난해 이날 뒤에 가각 한 일 돌아보고부끄럼 능히 없을 이 몇이 된다 하는고. 만세의 소리에는 사람마다 사자로되만세의 실천에는 굼벵이와 같다 하면이 백성 어떻달는지 나는 몰라 하노라. 당당히 독립정신 붓에 올려 글을 짓고열렬히 독립만세 입에 담아 외치기는우리의 할아버님네 못해 본 일이니라. ※ "3.1절을 계기로 지난 날을 반성함"이 주제이며 구성수는 3수 1편의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1수에서는 도치법을 사용했고 2수와 3수에서는 대구법(對句法)을 썼다. 사회적인 사실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는 일종의 계몽주의에 입각한 애국적인 작품이다. 최남선(崔南善 1890 ~ 1959) 사학가, 문학가. 호는 육당(六堂). 서울 출생. 신시(新詩) 운동 초창기인 .. 2016.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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