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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382

[시] 신효연 - 장닭 울음 장닭 울음 서해안 바다 마을에 우렁찬 장닭 울음열한시에서 정오까지 뽑아 올리는 힘찬 소리 시간을 뛰어넘는 깨우침의 외침인가자신을 잃어버린 자유속의 방종인가 새벽만의 우림으로는 부족하여 한작까지고하노라 알리노라 사람들아 일어나라 그 소리 파도타고 밀려갔다 밀려왔다하얗게 뒤집어지며 파도 타는 장닭 울음 2016. 10. 10.
[시] 권희선 - 별 별 별이 떨어졌다꽃밭을 가졌다 햇살 들면 사라졌다밤이 오면 다시 피는 꽃 별을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돌아올 사랑밤에 피는 꽃을 전한다 2016. 10. 10.
[시] 이상화 - 나의 침실로 나의 침실로-가장 아름답고 오랜 것은 오직 꿈 속에서만 있어라-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련도다.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水蜜桃)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 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 - 뭇 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寢室)로 가자 침실로!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국 - 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마음의 .. 2016. 10. 7.
[시] 김영숙 - 동심원 그리다 동심원 그리다 열린다, 둥그렇게 명지바람 물결 따라겹겹이 커지면서 번져가다 엷어지고 가뭇한 저 생명선들 물속에 매달린다 물수제비뜨는 건가, 물방울 하나하나제 무게 몇몇 굽이 한 생애가 주름지듯조약돌 맴돌이하며 동심원 그리고 있다 2016. 10. 7.
[시] 김미화 - 족장 족장 그는 구석기를 불러내는 샤먼이다선사의 세상을 오후 사람들에게보여주는 광대다원시의 꽃과 사냥하는 풍경들이겹겹의 추위를 두른채시간 저쪽 어느 하루를 부려놓고 있다도시 언어를 버리며한 사내의 몸짓에 귀 기울이고그가 던지고 있는 낯선 세상을 본다.달력도 없고 시계도 없던세상이 주는 몽롱한 시간들에내 안 따스한 갈비뼈가꽃을 피우기 시작했고구석기시대의 잃어버린 낙원이 된다. 2016. 10. 6.
[시] 박은순 - 눈 내린 숲 눈 내린 숲 사르르 내려앉은 겨울 유형실개천 사이 층층 만발한 설화 보이는 곳마다 달콤한 동침은빛 언어 밤을 밝힌다 계절 비집고 나온 바람새 하얀 실루엣 치렁치렁 시샘하는천년 미소 함박으로 날밤 지샌다. 2016.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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