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친일인명사전21

[시] 김동환 - 산너머 남촌에는 산너머 남촌에는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풀 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넓은 벌에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 7 · 5조의 음수율을 사용한 정형시로서 이른봄의 서정이 짙게 깔려 있는 저자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김동환(金東煥 1951 ~ ? ) 시인, 함북 경성 태생. 호 파인, 서울 중학교를 거쳐 일본 도쿄의 도요(東洋)대학 문과를 수업했다. 한국 신시(新詩) 운동에 있어서 최초의 서사시(敍事詩)를 .. 2016. 11. 1.
[시] 김동환 - 국경의 밤 제3부 국경의 밤 제3부 61장 처녀(妻女)는 하들하들 떠는 손으로 가리운 헝겊을 벗겼다,거기에는 선지피에 어리운 송장 하나 누웠다."앗!"하고 처녀(妻女)는 그만 쓰러진다,"옳소, 마적에게 쏘였소, 건넛마을서 에그"하면서차부도 주먹으로 눈물을 씻는다.백금 같은 달빛이 삼십 장남인마적에게 총 맞은 순이 사내 송장을 비췄다.천지는 다 죽은 듯 고요하였다. 62장 "그러면 끝내 - 에그 오랫던가"아까 총소리, 그 마적놈, 에그 하나님 맙소서!강녘에선 또 얼음장이 갈린다,밤새 길 게 우는 세 사람의 눈물을 얼리며 -" 63장 이튿날 아침 -해는 재듯이 떠 뫼고 들이고 초가고 깡그리 기어오를 때멀리 바람은간도 이사꾼의 옷자락을 날렸다. 64장 마을서는,그때굵은 칡베 장삼에 묶인 송장 하나가여러 사람의 어깨에 메이어 나.. 2016. 11. 1.
[시] 김동환 - 국경의 밤 제2부 국경의 밤 제2부 28장 멀구 광주리 이고 산기슭을 다니는마을 처녀떼 속에,순이라는 금년 열여섯 살 먹은 재가승(在家僧)의 따님이 있었다.멀구알같이 까만 눈과 노루 눈썹 같은 빛나는 눈초리,게다가 웃울 때마다 방싯 열리는 입술,백두산 천지 속의 선녀같이 몹시도 어여뻤다.마을 나무꾼들은누구나 할 것 없이 마음을 썼다.될 수 있으면 장가까지라도! 하고총각들은 산에 가서 '콩쌀금'하여서는 남몰래 색시를 갖다주었다.노인들은 보리가 설 때 새알이 밭고랑에 있으면 고이고이 갖다주었다.마을서는 귀여운 색시라고 누구나 칭찬하였다. 29장 가을이 다 가는 어느 날 순이는멀구 광주리 맥없이 내려놓으며 아버지더러,"아버지, 우리를 중놈이라고 해요, 중놈이란 무엇인데""중? 중은 웬 중! 장삼입고 고깔 쓰고 목탁 두다리면서 .. 2016. 11. 1.
[시] 김동환 - 국경의 밤 제1부 국경의 밤 제1 부 1장 "아하, 무사히 건넜을까,이 한밤에 남편은두만상을 탈없이 건넜을까? 저리 국경 강안(江岸)을 경비하는외투 쓴 검은 순사가왔다 - 갔다 -오르명내리명 분주히 하는데발각도 안 되고 무사히 건넜을까?" 소금실이 밀수출 마차를 띄워놓고밤새가며 속태우는 젊은 아낙네물레 젓는 손도 맥이 풀어져파! 하고 붙는 어유(魚油) 등잔만 바라본다.북국의 겨울밤은 차차 깊어가는데. 2장 어디서 불시에 땅 밑으로 울려나오는 듯'어-이' 하는 날카로운 소리 들린다.저 서쪽으로 무엇이 오는 군호라고촌민들이 넋을 잃고 우두두 떨 적에처녀(妻女)만은 잡히우는 남편의 소리라고가슴을 뜯으며 긴 한숨을 쉰다 -눈보라에 늦게 내리는영림창 산림실이 화부(花夫)떼 소리언만. 3장 마지막 가는 병자의 부르짖은 같은애처로운 .. 2016. 11. 1.
[시] 김동환 - 북청 물장수 북청 물장수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솨아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 버린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 이 시는 1925년 3월에 발간된 그의 시집 '국경의 밤'에 수록된 작품으로 북청이란 한 특정 지역의 새벽 물장수를 소재로 하여 - 물소리, 물지게 소리, 아침마다 기다리는 마음- 참으로 한 지방의 서정적 생활상과 아련한 향수를 따뜻하게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이 시의 시풍은 향토적, 서정적이다. 3연으로 구성된 이 시의 표현상의 특색은 별다른 기교가 없으면서도 감동적인 점과 뛰어난 시적 표현으로 독자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데.. 2016. 11. 1.
[시] 주요한 - 아기의 꿈 아기의 꿈 벌써 어디서 다드미 소리가 들린다. 별이 아직 하나밖에 아니 뵈는데, 달빛에 노니는 강물에 목욕하러 색시들이 강으로 간다. 바람이 간다. 아기의 졸리는 머릿속으로,. 수수밭에 속삭이는 소리를 아기는 알아 듣고 웃는다. 아기는 곡조 모를 노래로 대답한다. 어머님이 아기 잠을 재우려 할 적에. 어머님이 사랑하는 아기는 이제 곧 잠들겠습니다. 잠들어서 이불에 가만히 뉘인 뒤에, 몰래 일어나 아기는 나가겠습니다. 나가서 저기 꿈 같은 흰 들길에서 그이를 만나 어머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러면, 어머님은 아기가 잘도 잔다 하시고, 다림질한 옷을 풀밭에 널러 아기의 웃는 얼굴에 입맞추고 나가시겠지요. 그럴 적에 아기는 앞강을 날아 건너, 그이 계신 곳에 가 보겠습니다. 가서 그이에게 어머님 이야기를 하.. 2016. 10. 3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