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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헤세 - 방랑, 방황

by 소행성3B17 201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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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



  슬퍼마라, 이제 곧 밤이 오리라.

  그러면 하이얀 들 위에

  차가운 달이 남몰래 웃는 것을 바라보며

  우리는 손을 잡고 휴식하리라.


  슬퍼마라, 이제 때가 오리라.

  우리들의 작은 두 개의 십자가는

  밝은 길가에 서 있다.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고,

  그리고 바람은 또 끊임없이 불어가리라.





  - 다른 번역 버전 -



  방황



  슬퍼하지 말아라, 머지않아 밤이 온다.

  그 때 우리는 창백한 들판을 넘어

  싸늘한 달의 미소를 보게 될 것이고

  손과 손을 마주잡고 쉬게 되리라.


  슬퍼하지 말아라, 머지않아 때가 온다.

  그 때 우리는 안식하며 우리 십자가는

  해맑은 길섶에 나란히 서게 되고,

  그 위에 비 오고 눈이 내리리라.

  그리고 바람이 불어 오고 또 가리라.







  ※ 헤세의 시는 시간 속에서 옮겨지고 멸해져 가는 것에 대한 애석은 이윽고 하나의 체념으로 전조한다. 그 애석감은 그의 서정을 고요하고 아름답게 꽃 피우게 하면서, 그와 아울러 체념은 그의 시 안에 세계에의 예지의 빛을 비춘다.







  


  헤르만 헤세 (Hermann Karl Hesse, 1877~1962)


  헤세는 남부 독일 시바벤의 카르프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코스모폴리턴적인 평화주의에의 지향과 동양 종교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현대 신로맨티즘 문학의 완성자로서 그는 체험과 생활을 아름답고 원숙한 필치로 조형시켜 구름 · 산천 · 바람 · 바다 등의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평화스런 인간의 생활을 동경하고, 내면 생활의 변화와 성장을 깊이 표현하여 예술적 향기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내면 생활의 변화와 성장을 깊이 표현하여 예술적 향기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기 내면을 응시하는 이 시인은 동시에 또한 현실에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엄격한 경고를 내리기를 잊지 않았고,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평화를 주장하여 완전히 고립되었었다.

  뒷날 스위스에서 국적을 얻어 이탈리아에서 가까운 루가노에서 작고하였다. 1946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밤의 위안', '낭만적인 노래' 등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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