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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묻지 마세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달도 바닷물을 끌어 당기고,
구름도 하늘에서 몸을 구부려
층층이 포개어져
산이나 곶의 형체를 이룰 수 있답니다.
오, 사랑에 얼떠서
언제 내가 대답을 했나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뭐라고 대답할까요?
패인 얼굴, 빛 잃은 눈은 싫어요.
하지만 그대여, 죽으면 싫어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그대에게 살라는 말 할까봐 겁나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그대와 나의 운명은 맺어졌어요.
강물을거슬리려 애를 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큰 강이 나를 실어 바다로 가라지요.
사랑하는 이여, 그만하세요.
한 번만 건드리면 나는 쓰러져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테니슨(Alfred Tennyson, 1809~1892)
영국의 계관시인. 빅토리아 조의 최대 시인으로 평가되는 그는 매우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이다. 그의 시는 기교적이며 감미로운 감을 줄 때가 많은데 특히 '인 메모리엄'은 영문학 사상 가장 위대한 엘레지로 불리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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