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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안
갈매기가 지금 개펄에 날아가고
저녁 놀의 빛깔이 더욱 짙어진다.
썰물진 물웅덩이에
해거름의 황혼이 비치고 있다.
잿빛 새가
수면을 스치면서 날아간다.
안개 낀 바다에
섬 그림자가 꿈처럼 떠오른다.
썰물진 개펄의 흙탁이
이상한 소리로 중얼거리고
쓸쓸한 새의 울음소리-
아아, 어느날이나 이러했었다.
다시금 바람이 살랑거리더니
잠시 뒤 그것마저 사라져 버렸다.
바다 한가운데 표류하는
어떤 소리가 들려 온다.
시토름(Theodor Storm, 1817~1888)
독일의 서정시인, 소설가. 그의 시는 북방인다운 과묵함과 소박하고 온화한 언어로 표현되어 있으면서도 넘치는 점감을 내포하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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