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48

[시] 주요한 - 불놀이 불놀이 아아, 날이 저문다. 서편(西便) 하늘에 외로운 강물 위에 스러져 가는 분홍빛 놀……. 아아, 해가 저물면, 해가 저물면, 날마다 살구나무 그늘에 혼자 우는 밤이 또 오건마는, 오늘은 사월이라 파일날, 큰 길을 물밀어가는 사람 소리……. 듣기만 하여도 흥성스러운 것을 왜 나만 혼자 가슴에 눈물을 참을 수 없는고? 아아 춤을 춘다. 시뻘건 불덩이가 춤을 춘다. 잠잠한 성문(城門) 위에서 나려다 보니 물 냄새 모래 냄새 밤을 깨물고 하늘을 깨무는 횃불이 그래도 무엇이 부족하여 제 몸까지 물고 뜯을 며 혼자서 어두운 가슴 품은 젊은 사람은 과거(過去)의 퍼런 꿈을 찬 강물 우에 내어던지나 무정(無情)한 물결이 그 그림자를 멈출 리가 있으랴? ―아아, 꺾어서 시들지 않는 꽃도 없건마는 가신 임 생각에 살.. 2016. 10. 31.
[시] 주요한 - 봄 비 봄 비 봄비에 바람 치어 실같이 휘날린다 종일 두고 뿌리어도 그칠 줄 모르노네 묵은 밭 새옷 입으리니 오실대로 오시라 목마른 가지가지 단물이 오르도록 마음껏 부리소서 스미어 들어소서 말랐던 뿌리에서도 새 싹 날까 합니다. 산에도 나리나니 들에도 뿌리나니 산과 들에 오시는 비 내집에는 안 오시랴 아이야 새밭 갈아라 꽃 심을까 하도라 개구리 잠 깨어라 버들개지 너도 오라 나비도 꿀벌도 온갖 생물 다 오너라 단 봄비 조선에 오나니 마중하러 걸거나 ※ 이 시의 주제는 "봄비에 대한 축원과 희열"이며 구성은 4수 1편의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동식물을 의인화했으며 당시의 시조가 대상의 묘사에만 충실 했음에 비해 이 시조는 객체를 내면(內面)으로 끌어 들여 주관화된 정서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주요한(朱耀翰 .. 2016. 10. 31.
[시] 이은상 - 가고파 가고파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이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오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지고 내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 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달음질하고 물 들면 뱃장에 누워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 보고 저기 가 알아 보나 내 몫엔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 2016. 10. 30.
[시] 이은상 - 고지(高地)가 바로 저긴데 고지(高地)가 바로 저긴데 고난(苦難)의 운명(運命)을 지고, 역사(歷史)의 능선을 타고, 이 밤도 허우적거리며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고지(高地)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넘어지고 깨어지고라도 한 조각 심장(心臟)만 남거들랑 부둥켜 안고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새는 날 핏속에 웃는 모습 다시 한번 보고 싶다. ※ 통일을 염원하는 끈질긴 의지가 주제이며 구성은 2수 1편의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반복법을 사용해서 뜻을 선명히 했으며, 은유법과 상징법을 써서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다. 이은상(李殷相 1903~1982) 시조시인, 사학자, 문학박사. 마산출생. 호는 노산(鷺山). 연희전문수료, 일본 와세다 대학 사확과 수업. 이화 여전, 동국대학, 청구대학 교수 및 부산대, 동아대 강.. 2016. 10. 30.
[시] 이은상 - 봄처녀 봄처녀 봄 처녀 오시노나 새 풀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구슬신을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누굴 찾아 오시는고 님 찾아 가는 길에 내 집을 앞을 지나시나 이상도 하시오다 행여 내게 오시는가 수줍고 어리석은 양 나가 물어 볼꺼나 ※ 주제는 '아름다운 봄처녀에 대한 연정'이며, 구성은 2수 1펴늬 연수로 된 평시조이다. 특징은 새 풀옷, 하얀 구름, 진주 이슬, 꽃다발 등의 미화법을 사용한 서정적 주지적인 작품이다 종전의 계몽주의 반대하고 개인서와 주관성이 짙은 감상적 낭만성을 시도했다. 이은상(李殷相 1903~1982) 시조시인, 사학자, 문학박사. 마산출생. 호는 노산(鷺山). 연희전문수료, 일본 와세다 대학 사확과 수업. 이화 여전, 동국대학, 청구대학 교수 및 부산대, 동아대 강사 역임... 2016. 10. 30.
[시] 이은상 - 너라고 불러 보는 조국아 너라고 불러 보는 조국아 너라고 불러 보는 조국아 너는 지금 어드메 있나누더기 한 폭 걸치고 토막(土幕) 속에 누워 있나네 소원 이룰 길 없어 네거리를 헤매나. 오늘 아침도 수없이 떠나는 봇짐들어디론지 살 길을 찾아 헤매는 무리들이랑그 속에 너도 섞어서 앞 산 마루를 넘어갔나. 너라고 불러보는 조국아 낙조(落照)보다도 더 쓸쓸한 조국아긴긴 밤 가얏고 소리마냥 가슴을 파고 드는 네 이름아새 봄날 도리화(桃李花)같이 활짝 한 번 피어 주렴. ※ 주제는 '조국 통일과 평화에 대한 기원'이며, 구성은 3수 1편의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조국을 의인화 했으며 "너라고 불러 보는 조국아'라는 말을 제목과 함께 1수와 2수에서 거듭 반복함으로써 조국을 향한 연연한 감정을 강조했고, 뜻을 살리기 위해 심한 파격.. 2016. 10. 2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