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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은상 - 오륙도(五六島) 오륙도(五六島) 오륙도 다섯 섬이 다시 보면 여섯 섬이 흐리면 한두 섬이 맑으신 날 오륙도라 흐리락 맑으락 하매 몇 섬인 줄 몰라라. 취하여 바라보면 열 섬이 스무 섬이 안개나 자욱하면 아득한 먼 바다라 오늘은 비 속에 보매 더더구나 몰라라. 그 옛날 어느 분도 저 섬을 헤다 못해 헤던 손 내리고서 오륙도라 이르던가 돌아가 나도 그대로 어렴풋이 전하리라. ※ 주제는 '자연과 인간이 혼연일체를 이룬 경지'이며, 구성은 2수 1편의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1수와 2수의 전개 과정에서 점층법을 사용했다는 것과 서경과 서전을 절묘한 수법으로 조화 시켰다는 점이다. 이은상(李殷相 1903~1982) 시조시인, 사학자, 문학박사. 마산출생. 호는 노산(鷺山). 연희전문수료, 일본 와세다 대학 사확과 수업. .. 2016. 10. 29.
[시] 김영랑 -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서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향맑은 옥돌에 불이 달어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업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히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낸 듯 감추었다 내여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서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 이 시는 1931년 10월 '시문학'에 발표된 작품으로, 5연으로 짜여진 자유시다. 시인의 영혼은 맑고 그 맑은 마음은 사랑하는 사람도 알지 못한다. 이처럼 맑은 마음은 외롭다는 것이 이 시의 내용이다. 이 시의 주제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의 고독이다. 김영랑 (金永郎 19013~195.. 2016. 10. 25.
[시] 김영랑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시(詩)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 1930년 6월 '시문학' 2월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당시의 제목은 '내 마음 고운 봄길 위에'였고, 또 '봄길에서' 라는 제목을 쓰기도 한 작품이다. 이 시와 같이 단 4행으로 된 시를 4행시라 하는데, 이 시 형태를 즐겨 썼다. '사행시'란 제목의 시도 있을 정도다. 이 시는 2연으로 된 7·5조의 서정시이며 2연이라 하지만 각 연은 4행시로써 사행시가 확대된 것이다. 이 시의 표현상의 특징은 언어의 음악성과 예술성을 마감으로 높였으며, 시의.. 2016. 10. 25.
[시] 김영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 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더ㅓㄹ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뉘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게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이 시는 1934년 4월 '문학' 3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 시는 1930년대 초기에 우리 나라 순수시 운동에 앞장선 작가 영랑이 짙은 서정성과 아름다운 언어의 조탁으로 근대시사에 획기적인 공적을 남긴 영광의 대표작이다. 시의 경향은 .. 2016. 10. 25.
[시] 김소월 - 초혼 초혼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허공 중(虛空中)에 헤어진 이름이여!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사랑하던 그 사람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었다.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떨어져 나가 앉은 산(山) 위에서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비탄을 노래한 절정의 시로 소월의 대표작의 하나인 이 작품은 살아서도 사랑을 짓밟기 쉬운 세상에, 이 시는 죽읜 뒤에 더욱 그리운 사랑을.. 2016. 10. 14.
[시] 김소월 - 진달래꽃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1922년 '개벽'지에 발표된 소월의 대작으로 고려가요 '가시리'와 접맥되어 있다. 시의 경향은 유교적 휴머니즘이며 4연으로 짜여진 미요조의 자유시, 님과의 이별의 한을 전통적 정서로 표현하였고, 동어를 반복하여 씀으로써 청각적 리듬 감각을 살린 작품이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의 정한을 체념으로 정화시킨 유교적 휴머니즘이 기본바탕이 된 이 시의 주제는 이별의 설움과 한이다. 김소월(金素月 1902~1934) 본명 정식. 평북 정주 관산면 출생. 오산 중학교를.. 2016.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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