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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최남선 - 봄 길 봄 길 버들잎에 구는 구슬 알알이 짙은 봄빛찬비라 할지라도 임의 사랑 담아 옴을적시어 뼈에 스민다 마달 수가 잇으랴. 볼 부은 저 개구리 니 무엇에 쪽겼관대조르를 젖은 몸이 논귀에서 헐떡이나떼봄이 쳐들어와요 더위 함께 옵데다. 저 강상 작은 돌에 더북할 손 푸른 풀을다 살라 욱대길 제 그 누구가 봄을 외리줌만한 저 흙일망정 놓쳐 아니 주도다. ※ 주제는 '새봄을 맞는 기븜'이며, 구성은 3수 1편의 연수로 된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도치법을 많이 사용한 점과, 예스런 고아한 말투를 되살려 시조로서의 운치를 한결 돋우어 준 점에 있다. 최남선(崔南善 1890 ~ 1959) 사학가, 문학가. 호는 육당(六堂). 서울 출생. 신시(新詩) 운동 초창기인 7908년에 잡지 '소년'을 발간하였고, 그 뒤 춘.. 2016. 9. 23.
[시] 최남선 - 3.1절 3.1절 천지에 봄이 드니 3.1절이 또 한번을지난해 이날 뒤에 가각 한 일 돌아보고부끄럼 능히 없을 이 몇이 된다 하는고. 만세의 소리에는 사람마다 사자로되만세의 실천에는 굼벵이와 같다 하면이 백성 어떻달는지 나는 몰라 하노라. 당당히 독립정신 붓에 올려 글을 짓고열렬히 독립만세 입에 담아 외치기는우리의 할아버님네 못해 본 일이니라. ※ "3.1절을 계기로 지난 날을 반성함"이 주제이며 구성수는 3수 1편의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1수에서는 도치법을 사용했고 2수와 3수에서는 대구법(對句法)을 썼다. 사회적인 사실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는 일종의 계몽주의에 입각한 애국적인 작품이다. 최남선(崔南善 1890 ~ 1959) 사학가, 문학가. 호는 육당(六堂). 서울 출생. 신시(新詩) 운동 초창기인 .. 2016. 9. 23.
[시] 최남선 - 해에게서 소년에게 해에게서 소년에게 1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따린다, 부순다, 무너 바린다.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요것이 무어야, 오게 무어야.나의 큰 힘 아나냐, 모르나냐, 호통까지 하면서따린다, 부순다, 무너 바린다.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2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내게는 아모 것도 두려움 없어,육상에서, 아모런 힘과 권(權)을 부리던 자라도,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아모리 큰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3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가,지금까지.. 2016. 9. 23.
[시] 한용운 - 알 수 없어요 알 수 없어요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에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네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에 교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 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저연 7행으로 된 산.. 2016. 9. 23.
[시] 한용운 - 님의 침묵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는 옛 맹서는 차디찬 띠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도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러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대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런, 이별은 쓸데없는 누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 2016. 9. 22.
[시] 한용운 - 사랑 사랑 봄 물보다 깊으니라가을 산보다 높으니라. 달보다 빛나리라돌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이대로 말하리. ※주제는 '절대자에게로 향하는 심오한 사랑'이며, 구성은 단수(單首)로 된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보다"라는 조사를 동원해 직유법을 시도함으로써 으미를 강조했으며, 수식어와 서술형 어미에 차이를 둠으로써 음률과 으미의 변화를 꾀한데 있다. 한용운(韓龍雲 1879 ~ 1944)호는 만해(萬海 · 卐海). 충남 홍성(洪城)출생. 18세 때 동학에 가담했으며, 3.1운동 때 미족 대표 33인 중의 한 사람. 23세 때 입산하여 중이 됨. 1919년 옥중에서 쓴 '조선 독립의 서'는 후세 남긴 겨레의 대문장임. 저서에 '불교유신론(1990)', '불교 대전', '십현담주해'가 있고, 시집.. 2016.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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