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시167

[시] 황시언 - 김밥꽃 김밥꽃 예리하고 날카로운 칼에 베어져 나와야만 한 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다. 칼 지나자 김밥꽃 핀다 동그랗게 말렸던 검정색 긴 몸뚱어리에서 홀연히 떨어져 나온 꽃잎 한 장 화들짝 놀라 동그란 눈빛에 화전 같다 예리한 칼날에 베어지면서 제 몸 잘라 그대 허기 채워주는 꽃 아무도 그 꽃잎에 입술 베이지 않는다. 2023. 3. 15.
[시] 강보철 - 헌책, 말을 걸다 헌책, 말을 걸다 - 동대문 헌책방거리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추억 뽀르르 속삭이는 빛바랜 볼펜 글씨 그 시절 어디에 있냐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냄새 살포시 다가오는 메마른 단풍잎 그 시절 어디 갔냐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흔적 접힌 자국 꼼지락하며 아는 체 그 시절 그랬다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비밀 반으로 접은 구화폐 오백 원 그 시절 말을 건다. 2023. 3. 8.
[시] 장영춘 - 첫 발 첫 발 첫 발자국을 떼는 것은 한 우주를 여는 것 넘어지지 않으면 일어서지 못하지 아가야 세상의 중심은 흔들리면 가는 거야 2023. 3. 6.
[시] 장영화 - 관절통 관절통 내 몸에 삐걱대는 뼈마디 몇 개 있다 젊은 날 어긋났던 인연의 조각처럼 아직도 보내지 못한 달빛 같은 그 사람. 2022. 1. 8.
[시] 장은실 - 별 하나 별 하나 밤하늘이 품고 있는 무수히 많은 별 중 빛나지 않는 별은 없다. 다만, 모두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그러니, 가슴에 별 하나쯤 품고 산다면 굳이 반짝이지 않아도 괜찮다. 2022. 1. 7.
[시] 전호진 - 미소 미소 옅지만 짙다 작지만 크다 짧지만 길다 은은하지만 빛이 난다 잔잔하지만 출렁이게 한다 순간이지만 오래 모문다 백 마디 말보다 와닿는다 머리보다 가슴을 움직인다 힘들 때 힘이 되어준다 그래서 더 좋다 2022. 1. 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