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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시144

오든 - 보라 길손이여! 보라 길손이여! 보라, 길손이여, 도약하는 빛이 지금 그대 기쁘게 드러내 주는 이섬을. 여기 가만히 서서 말없이 있으라 그래서 귀의 채널을 통해 바다의 흔들리는 소리가 강물처럼 헤매어 들어오도록. 여기 작은 들판 끝에 정지하라, 백악(白堊) 절벽이 물거품 속으로 떨어지고, 높은 바위 선반이 조수(潮水)의 흡인과 타격을 물리치고, 또 조약돌이 빨아들이키는 밀물 뒤로 딸려가고, 그리고 갈매기 잠시 가파른 파도 위에 머물 때. 저 멀리 떠는 씨앗처럼 배들이 긴급한 자발적인 일들로 흩어져 간다; 그리고 이 모든 풍경이 정말 기억 속에 들어가 움직이리라, 마치 항구 거울을 지나가는 그리고 여름 내내 물 속을 헤매는 이 구름들이 움직이고 있듯이. 오든 (Wystan Hugh Auden, 1907 ~ 1973.9.2.. 2015. 7. 22.
롱펠로 - 내 인생의 한 가운데 서서 내 인생의 한 가운데 서서 내 삶의 절반이 지나가고, 여러 해가 내게서 빠져 나가고 내 젊음의 야망을 이루지 못하고, 높은 담장으로 노래의 성을 쌓아보려던 야망을. 내가 이루고자 했던 것을 방해한 것은, 방종도, 쾌락도, 고요해지지 않을 무분별한 열정의 초조함도 아니라 거의 모든 것을 죽여버린 슬픔과 근심이었다. 언덕에 반쁨 올라 고거의 소리와 모습을 하고 내 아래에 누워 있는 과거를 보니 - 희미하고 넓은 황혼에 쌓인 도시처럼 보인다. 연기 솟는 지붕, 부드러운 종소리, 그리고 반짝이는 빛이 있는 - 그리고 가을 바람 소리를 듣는다 멀리서, 높은 곳으로부터 천둥치는 죽음의 폭포. 롱펠로 (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1887) 미국의 시인. 하버드 대학의 근세어 교수를 1.. 2015. 7. 21.
포 - 헬렌에게 헬렌에게 헬렌, 그대의 아름다움은 마치 내게는 그 옛날 니케아의 돛단배 같아라. 방랑에 지친 나그네를 향기로운 바다를 건너 유유하게 고향 해변으로 실어다 주던. 그대의 히야신스 같은 머리카락, 우아한 모습, 여신 나이아드 같은 자태는 오랫동안 거친 바다에서 헤매던 나를 그 옛적 그리스의 영광, 로마의 웅장함으로 데려다 주었다. 오! 그대가 저 눈부신 창가에 조각처럼 서서 손에 마노의 향불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나니! 아, 그대는 정녕 성스러운 나라에서 오신 여신 푸시케와 같아라! 포 (Edgar Allan Poe, 1809~1849) 미국의 시인, 단편작가. 미(美), 죽음, 우수를 테마로 한 음악적 서정시를 발표했다. 날카로운 감수성과 분석적인 두뇌와 수리적인 사고를 지닌 예술가였다. 유명한 추리소설 .. 2015. 7. 21.
시먼스 - 사랑한 뒤에 사랑한 뒤에 이제 헤어지다니, 이제 헤어져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되다니. 영원히 끝나다니, 나와 그대, 기쁨을 가지고, 또 슬품을 지니고. 이제 우리 서로 사랑해서 안 된다면 만남은 너무나 괴로운 일, 지금까지는 만남이 즐거움이었으나 그 즐거움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우리 사랑 이제 모두 끝났음에 만사를 끝내자, 아주 끝내자. 나, 지금까지 그대의 연인이었음에 새삼 친구로 굽힐 수야 없지 않는가. 시먼스 (Arthur Symons, 1865~1945) 영국의 시인, 문학비평가. 세기말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활약했다. 참미적인 시작품을 많이 발표, 시집 '낮과 밤', '런던 밤경치' 등이 있다. 2015. 7. 21.
괴테 - 5월의 노래 5월의 노래 오오 찬란타자연의 빛!해는 빛나고들은 웃는다. 나뭇가지마다꽃은 피어나고떨기 속에서는새의 지저귐 넘쳐 터지는가슴의 기쁨오 대지여, 오 태양이여!오 행복이여, 오 환희여! 오 사랑, 오 사랑이여!저 산과 산에 걸린아침 구름과 같은금빛 아름다움이여! 그 놀라운 은혜는신선한 들에한가로운 땅에꽃위에 넘친다. 오 소녀, 소녀여,나는 너를 사랑한다반짝이는 그 눈동자나는 너를 사랑한다 종달새가노래와 산들바람을 사랑하고아침의 꽃이대기의 향기를 사랑하듯이, 뜨거운 피 설레며나는 너를 사랑한다.너는 내게 청춘과 기쁨과 용기를 부어라. 새로운 노래와댄스로 나를 몰고간다.그대여 영원히 행복하여라.나를 향한 사랑과 더불어.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23) 독일 최대의 시인이.. 2015. 7. 9.
[시] 예이츠 - 하늘의 융단 하늘의 융단 금빛 은빛으로 무늬진 하늘의 수놓은 융단이, 밤과 낮과 어스름의 그 푸르고 침침하고 검은 빛의 융단이 내게 있다면, 그대의 발 밑에 깔아 드리련만. 난 가난하여 오직 꿈만을 지녔기에 그대 바리 밑에 내 꿈을 깔아드리니 사뿐히 걸으소서, 그대 밟은 것 내 꿈이오니. ※ 소월의 '진달래꽃'은 예이츠의 이 작품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으리라고 이야기되기도 하는 문제의 작품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1865~1939) 아일랜드의 시인. 19세기말 아일랜드 문예부흥에 적극적으로 힘썼다. 192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T.S. 엘리어트와 함께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꼽히고 있다. 애국자이자 아름다운 여배우 모드 곤과의 비극적인 사랑은 어려 편의 훌륭한 서.. 201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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