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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용택 - 별일 별일 양말도 벗었나요 고운 흙을 양손에 쥐었네요 등은 따순가요 햇살 좀 보세요 거 참, 별일도 다 있죠 세상에, 산수유 꽃가지가 길에까지 내려왔습니다 노란 저 꽃 나 줄건가요 그래요 다 줄게요 다요, 다 2019. 2. 7.
[시] 김수영 - 사랑 사랑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배웠다 너로 해서 그러나 너의 얼굴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 그 찰나에 꺼졌다 살아났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2019. 2. 7.
[시] 임종은 - 분수(噴水) 분수(噴水) 희뿌연 안개비 속에 풋풋한 여인의 가지런한 생머리 조용히 살랑 데다 햇빛에 우서져 사라지고 간드러진 음률에 무희의 허리 놀림은 요염을 흘리며 반원으로 흔들거리다가 뚝뚝 떨어져 눕는다. 둘연, 몰려오는 장엄한 가락에 솟구쳐 솔아오른 폭죽처럼 오색 조각으로 흩어지는 파편들. 2018. 12. 19.
[시] 김인욱 - 사랑의 물리학 사랑의 물리학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게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 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2018. 12. 13.
[시] 김주곤 - 향수의 메아리 향수의 메아리 달빛 타고 들려오는 다음이소리 바람 따라 날아오는 물레소리 가슴을 열고 소리치고 싶은 밤 고향도 침묵의 강 건너 웃고 있겠지. 초가삼간 부엌에 춤추는 호롱불 별이 숨어버린 칠흑 같은 밤 졸고 잇는 호롱불 아래 무르익는 이야기 흐르는 강물에 추억 싣고 떠나겠지. 박꽃보다 하얀 앞집 숙이 마음 맨드라미보다 빨간 뒷집 차돌이 정열 뒷동산 장군바위 숨바꼭질하고 향수의 멜아리 울리겠지. 2018. 12. 7.
[시] 남민옥 - 수련 수련 한여름 연못 위에 고운 꽃신 어느 여인의 신이기에 저리 고우냐 물로 세례하고 물로서 수행하니 그 마음 또 얼마나 가벼울 것이냐 발길 닿는 곳마다 맑은 물 고이고 꽃 주고 잎 주고 뿌리까지 내어주니 엄마 어머니 참 여인의 삶 따가운 날에도 단아하게 은은한 향기로 반기고 있구나 2018.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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