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드니 - 진실로 사랑하며
진실로 사랑하며 진실로 사랑하며 즐겨 그 사랑 시(詩)로 나타내므로 님이 내 수고에 얼마간의 흥미를 느끼고, 흥미에서 내 시를 읽고 읽음으로 나를 알고, 앎으로 나를 동정하고 동정으로 호의를 갖도록,- 침울한 슬픔의 표정을 그리는데 적당한 말을 찾았도다; 님의 마음에 들 기발한 어구를 궁리하며, 때로 다른 사람의 책을 뒤적이며 열정에 타는 내머리를 흠쩍 적셔 줄 신선한 비를 찾기도 하고. 하나 창의력이 지탱 못해 말이 자꾸 절뚝거리고; 창의력은 자연의 총아, 계모의 노력의 매를 피해 달아나고, 다른 사람들의 시는 늘 나에게 생소하기만 했을 뿐 그리하여 생각은 많으면서 괴로움에 어쩔줄 몰라, 게으른 펜 입에 물고 홧김에 자신을 매질할 때, 시신(詩神)이 가로되, "미련한 자여, 마음속을 보고 글을 쓰라."..
2015. 8. 20.
[시] 보들레르 - 가을의 노래
가을의 노래 1우리 곧 싸늘한 어둠 속에 잠기리.잘 가거라, 너무도 짧은 여름의 강렬한 빛이여!벌써 돌바닥 뜰 위에 장작 내리는불길한 충격 소리 들려온다. 겨울은 온톤 내 가슴에 사무쳐 들리라.분노, 증오, 몸서리, 넌덜머리, 고역,그리하여 내 심장 북극지옥의 태양인 양,한갓 얼어붙은 덩어리가 되리라. 장작 소리마다 몸서리치며 귀기울이니,두들겨 세우는 사형대보다도 더 둔탁한 울림이여,내 정신 육중한 파벽기(破壁機)의 끊임없는 연타에와를 무너지는 탑과 같다. 단조로운 충격에 맞추어 어디에선가서둘러 관에 못질하는 듯...누구의 관인가?... 어제는 여름, 이제 가을인가!그 야릇한 소리 출발인 양 울린다. 2그대 지긋한 눈의 푸른빛이 좋아,달콤한 미녀여, 나 오늘은 일체가 쓰디써,그대 사랑도, 침실의 쾌락도,..
2015.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