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윤동주 - 별 헤는 밤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
2015. 4. 27.
[시] 랭보 - 오 계절이여, 오 성(城)이여
오 계절이여, 오 성이여 오 계절이여, 오 성이여 어느 영혼이 결점이 없겠는가? 오 계절이여, 오 성이여 나는 아무도 필할 수 없는 행복의 마술연구를 했노라. 골 족의 수탉이 노래할 때마다 오, 그 행복은 태어난다 그러나 나는 이젠 부러운 것이 더 이상 없으리라. 행복이 나의 일생을 맡아 버렸기에. 아 마력(魔力), 그것은 나의 영환과 육체를 사로잡고 모든 노고를 흐트려 버렸다. 내 말을 듣고 무엇을 이해하겠는가? 내 말은 도망쳐 날아가 버린다! 오 계절이여, 오 성이여! 랭보(Arthur Rimbaud, 1854~1891) 프랑스의 시인. 부르주아의 천박한 문화를 조롱하고, 전쟁에서 희생당한 이들을 애도하는 시를 지었다. 광란적 방랑, 몇 편의 파격적인 시, 또 문학에 대핸 그의 돌연한 단절이 너무나 ..
2015.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