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167 [시] 김규동 - 무등산 무등산 한 몸이 되기도 전에 두 팔 벌려 어깨를 꼈다 흩어졌는가 하면 다시 모이고 모였다간 다시 흩어진다 높지도 얕지도 않게 그러나 모두는 평등하게 이 하늘 아래 뿌리바고 서서 아, 이것을 지키기 위해 그처럼 오랜 세월 견디었구나 2019. 4. 2. [시] 한선향 - 첫사랑 첫사랑 뭉게구름 흰 모자 쓰고 옥빛치마 휘감고 걸어오는 저 아가씨 휘파람 불며 언덕 넘어오는 대나무 숲과 눈 맞춘다 꽃들이 얼굴 내민 들녘에 나도 꽃인 양 벌 나비 불러보면 산 너머 저쪽 어디선가 기적소리 들린다 아득한 첫사랑 고개 넘어 오는가 보다 2019. 3. 31. [시] 이병철 - 한 생각 한 생각 외롭다고 생각한다. '외롭다' 외롭다는 그 생각이 외로움을 낳은 걸까. 그 생각이 없을 때 내 외로움 어디 있을까. One Thought I think I am lonely. I am lonely. Did the thought that Iam lonely produce loneliness? When the thought does not exist, shere will my loneliness be? 2019. 3. 27. [시] 한영희 - 김치찌개를 함께 먹는 다는 것은 김치찌개를 함께 먹는 다는 것은 냄비 안에서 서로를 껴안는 소리들 잘 익어 간다는 것은 적당한 온도와 양념이 버무려 져야한다 숙성된 김치를 듬뿍 잘라 넣고 소박하게 끓여먹는 김치찌개 백반 식구들 숟가락 부디치는 소리가 냄비 속으로 내려 앉는다 침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순간이다 따뜻한 국물이 살 속으로 스며든다 맛있는 냄새를 기억하고 그 힘을 아침을 맞이하는 식구들 2019. 3. 24. [시] 김진식 - 빨래개기 빨래개기 딸 셋째가 빨래를 갭니다 헤어졌던 양말은 부부로 다시 만나고 팬티는 팔자로 묶여 바닥에 놓였습니다 빨래를 개며 엄마 아빠를 헤아리고 빨래를 개며 동생 언니도 만납니다 바닥엔 언니 동생 아빠 엄마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식구들이 고맙다며 그린 미소도 있습니다 2019. 3. 17. [시] 김영랑 -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도쳐 오르는 아침 날 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2019. 2. 7. 이전 1 ··· 5 6 7 8 9 10 11 ··· 2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