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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시144

로제티 - 인연 인연 내 일찍이 여기 왔던 일이 있나니, 그것이 언제며 어떻게 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내 알 수 있는 것은 문 밖의 잔디와 날카로우면서도 감미로운 그 향기와 한숨 쉬는 물결 소리와 해변을 에워싼 등불이니 그대 일찍이 사람이었었나니, 언제 적이었는지는 기억에서 사라졌어도 하늘 높이 날고 있는 제비 한 마리 있어 그대 그리로 얼굴을 돌리던 바로 그때 너울진 것을 - 그 옛날 내 알았나니. 이 모든 것을 과거로 돌리고 말 것인가. 세월이 맴돌며 흘러가고 있는 동안 죽음을 뛰어넘어 우리 생명 안에 우리 생명 소생시켜 밤이나 또 낮이나 예전 같은 기쁨을 누릴 수는 없으련가. 로제티(Dante Gabriel Rossetti, 1828 ~ 1882) 이탈리아 혈통의 영국 시인. C.G. 로제티의 오빠로서 그들 남매는.. 2015. 5. 29.
[시] 호프만시탈 - 여행의 노래 여행의 노래 물은 소용돌이치며 흘러 우리를 삼킬 듯하고 바위는 굴러 우리는 쓰러질 듯하네. 새들은 세차게 날개를 펼치며 날아와 우리를 채어갈 듯하네. 그러나 저 아래는 땅 나이초자 알 수 없는 호수에는 과실이 무수하게 그림자 드리웠다네. 대리석 현관과 정원의 샘이 흐드러지게 핀 꽃동산 속에 떠오르고 가벼운 바람이 끊임엇이 불고 있다네. 호프만시탈(Hugo von Hofmannsthal, 1874~1929) 독일의 상징주의의 대표적 시인. 19세기 말엽의 오스트리아 예술 전통 속에서 자란 예술의 향락자요, 예술의 수호자였다. 모든 것은 감동 속에 사로잡힌 채 언어의 상징마술을 빌어 꿈과 기적으로 변용되는 것이 바로 그의 시의 특색이라 할 수 있겠다. 2015. 5. 21.
[시] 르베르디 - 종소리 종소리 모든 것이 꺼졌다바람이 웅얼대며 지나간다그리고 나무들이 몸을 떤다동물들은 죽었다이젠 아무도 없다 보라별들은 반짝임을 멈추었다지금도 더 이상 돌지 않는다머리 하나가 숙여졌다머리카락으로 밤을 쓸면서서 있는 최후의 종탑은자정을 친다 르베르디(Pierre Reverdy, 1889~2960) 프랑스의 시인. 그는 억누를 수 없는 고독괌과 인생과 현실에 대한 허무와 위화감으로 고민했는데, 이러한 고뇌와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시(詩)를 그 구제 수단으로 삼았다. 그의 시에서 볼 수 있는 깊은 내면성과 순수성은 현대시의 가장 중요한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부분의 시간'이 대표적이다. 2015. 5. 15.
[시] 시토름 - 해안 해 안 갈매기가 지금 개펄에 날아가고 저녁 놀의 빛깔이 더욱 짙어진다. 썰물진 물웅덩이에 해거름의 황혼이 비치고 있다. 잿빛 새가 수면을 스치면서 날아간다. 안개 낀 바다에 섬 그림자가 꿈처럼 떠오른다. 썰물진 개펄의 흙탁이 이상한 소리로 중얼거리고 쓸쓸한 새의 울음소리- 아아, 어느날이나 이러했었다. 다시금 바람이 살랑거리더니 잠시 뒤 그것마저 사라져 버렸다. 바다 한가운데 표류하는 어떤 소리가 들려 온다. 시토름(Theodor Storm, 1817~1888) 독일의 서정시인, 소설가. 그의 시는 북방인다운 과묵함과 소박하고 온화한 언어로 표현되어 있으면서도 넘치는 점감을 내포하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이다. 2015. 5. 15.
[시] 실러 - 그리움 그리움 아, 싸늘한 안개가 덮여 있는이 골짜기 속으로부터 빠져 나갈길을 찾아낼 수 있다면 좋으련만그렇다면 얼마나 행복하랴!저 멀리 아름다운 언덕이 보이나니언제나 신선학 언제까지나 푸른 빛인 언덕!날개가 있다면 깃이 있다면나는 저 언덕에 날아갈 수 있으련만. 아름다운 음악이 들려 온다.감미로운 천국의 안식이 깃든 선율그리고 산들바람이 내게말할 수 없는 향기를 보내준다.황금빛 과일 빛나는 것이 보이며어스름한 나무 사이에서 나를 부르나니저기 피어 닜는 꽃들은겨울이 와도 시들지 않는다. 아, 저기 무한한 달빛 속에는얼마나 경이로운 일이 있을까!저 폰은 곳에 부는 바람-아, 얼마나 삽상할 것이랴!그러나 거친 물결이 내 앞을 막고성내기 하며 소리지르기도 한다.그 물결이 높이 출령이며내 마음을 위협한다. 기우뚱거리는.. 2015. 5. 12.
테니슨 -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달도 바닷물을 끌어 당기고, 구름도 하늘에서 몸을 구부려 층층이 포개어져 산이나 곶의 형체를 이룰 수 있답니다. 오, 사랑에 얼떠서 언제 내가 대답을 했나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뭐라고 대답할까요? 패인 얼굴, 빛 잃은 눈은 싫어요. 하지만 그대여, 죽으면 싫어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그대에게 살라는 말 할까봐 겁나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그대와 나의 운명은 맺어졌어요. 강물을거슬리려 애를 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큰 강이 나를 실어 바다로 가라지요. 사랑하는 이여, 그만하세요. 한 번만 건드리면 나는 쓰러져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테니슨(Alfred Tennyson, 1809~1892) 영국의.. 201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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