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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725

엄기원 - 좋은 이름 좋은 이름 '아버지'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 가족에겐 하늘이다 우리는 날개를 펴고 마음대로 날 수 있는 새들이다 '어머니'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 가족에겐 보금자리다 우리는 날개를 접고 포근히 잠들 수 있는 새들이다. 2015. 5. 29.
[시] 고옥주 - 가을이 붐비다 가을이 붐비다 절정은 단풍 그리워 만나러가는 마음과 사람 반기러 내려오는 붉은 걸음이 山中에서 눈이 맞았을 때 불짐지고 내려오다 저마다 품고은 마음 속 불씨에 옮겨 붙어 산에 든 걸음걸음 번지고 온통 서로 물들어 산은 산대로 환히 타오르고 단풍에 시름 태운 사람들 붉게 물들어 떠나가면 잠시 세상은 아름다움만 남고 아득히 사라지는 듯. 2015. 5. 29.
김종철 - 고백성사 고백성사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 본 체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 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2015. 5. 29.
박이도 - 어느 인생 어느 인생 이제야 내 뒷모습이 보이는구나 새벽 안개밭으로 사라지는 모습 너무나 가벼운 걸음이네 그림자마저 따돌리고 어디로 가는 걸까. 2015. 5. 29.
[시] 차은서 - 새벽 어스름 뒤에서 새벽 어스름 뒤에서 이 언덕만 넘어서면 될 줄 알았는데 올라서기 전 미처 몰랐던 언덕 뒤 안개 한 움큼 실은 다 모든 붕우리였던 것 이다. 어디로 가야하나 서툰 걸음으로 쫒아갈 해가 뜨기엔 이 새벽은 너무 길었던 것 이다. 어디쯤 오고 있나 자꾸만 입 속으로 되뇌어 본다. 안개처럼 흩어질 새벽의 끝에서. 2015. 5. 29.
[시] 호프만시탈 - 여행의 노래 여행의 노래 물은 소용돌이치며 흘러 우리를 삼킬 듯하고 바위는 굴러 우리는 쓰러질 듯하네. 새들은 세차게 날개를 펼치며 날아와 우리를 채어갈 듯하네. 그러나 저 아래는 땅 나이초자 알 수 없는 호수에는 과실이 무수하게 그림자 드리웠다네. 대리석 현관과 정원의 샘이 흐드러지게 핀 꽃동산 속에 떠오르고 가벼운 바람이 끊임엇이 불고 있다네. 호프만시탈(Hugo von Hofmannsthal, 1874~1929) 독일의 상징주의의 대표적 시인. 19세기 말엽의 오스트리아 예술 전통 속에서 자란 예술의 향락자요, 예술의 수호자였다. 모든 것은 감동 속에 사로잡힌 채 언어의 상징마술을 빌어 꿈과 기적으로 변용되는 것이 바로 그의 시의 특색이라 할 수 있겠다. 2015.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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