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348 김도형 - 봄, 그리고 봄, 그리고 봄 다가올 것 같지도 않던 날들이 다가오고 지나갈 것 같지 않던 날들이 소리소문 없이 지나가는 봄. 안녕 가장 행복했던 혹은 가장 불행했던 자람결에 너의 내음이 살포시 나 가슴을 흔들던 봄. 그리고 안녕 다가오지 않았으면도 했지만 이만큼 다가온 네가 가득한 모두 웃을수만 있을 것 같은 여름. 2015. 5. 29. 엄기원 - 좋은 이름 좋은 이름 '아버지'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 가족에겐 하늘이다 우리는 날개를 펴고 마음대로 날 수 있는 새들이다 '어머니'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 가족에겐 보금자리다 우리는 날개를 접고 포근히 잠들 수 있는 새들이다. 2015. 5. 29. [시] 고옥주 - 가을이 붐비다 가을이 붐비다 절정은 단풍 그리워 만나러가는 마음과 사람 반기러 내려오는 붉은 걸음이 山中에서 눈이 맞았을 때 불짐지고 내려오다 저마다 품고은 마음 속 불씨에 옮겨 붙어 산에 든 걸음걸음 번지고 온통 서로 물들어 산은 산대로 환히 타오르고 단풍에 시름 태운 사람들 붉게 물들어 떠나가면 잠시 세상은 아름다움만 남고 아득히 사라지는 듯. 2015. 5. 29. 김종철 - 고백성사 고백성사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 본 체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 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2015. 5. 29. 박이도 - 어느 인생 어느 인생 이제야 내 뒷모습이 보이는구나 새벽 안개밭으로 사라지는 모습 너무나 가벼운 걸음이네 그림자마저 따돌리고 어디로 가는 걸까. 2015. 5. 29. [시] 차은서 - 새벽 어스름 뒤에서 새벽 어스름 뒤에서 이 언덕만 넘어서면 될 줄 알았는데 올라서기 전 미처 몰랐던 언덕 뒤 안개 한 움큼 실은 다 모든 붕우리였던 것 이다. 어디로 가야하나 서툰 걸음으로 쫒아갈 해가 뜨기엔 이 새벽은 너무 길었던 것 이다. 어디쯤 오고 있나 자꾸만 입 속으로 되뇌어 본다. 안개처럼 흩어질 새벽의 끝에서. 2015. 5. 29. 이전 1 ··· 49 50 51 52 53 54 55 ··· 5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