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김영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 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더ㅓㄹ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뉘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게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이 시는 1934년 4월 '문학' 3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 시는 1930년대 초기에 우리 나라 순수시 운동에 앞장선 작가 영랑이 짙은 서정성과 아름다운 언어의 조탁으로 근대시사에 획기적인 공적을 남긴 영광의 대표작이다. 시의 경향은 ..
2016.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