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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167

[시] 권희선 - 별 별 별이 떨어졌다꽃밭을 가졌다 햇살 들면 사라졌다밤이 오면 다시 피는 꽃 별을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돌아올 사랑밤에 피는 꽃을 전한다 2016. 10. 10.
[시] 이상화 - 나의 침실로 나의 침실로-가장 아름답고 오랜 것은 오직 꿈 속에서만 있어라-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련도다.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水蜜桃)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 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 - 뭇 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寢室)로 가자 침실로!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국 - 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마음의 .. 2016. 10. 7.
[시] 김영숙 - 동심원 그리다 동심원 그리다 열린다, 둥그렇게 명지바람 물결 따라겹겹이 커지면서 번져가다 엷어지고 가뭇한 저 생명선들 물속에 매달린다 물수제비뜨는 건가, 물방울 하나하나제 무게 몇몇 굽이 한 생애가 주름지듯조약돌 맴돌이하며 동심원 그리고 있다 2016. 10. 7.
[시] 김미화 - 족장 족장 그는 구석기를 불러내는 샤먼이다선사의 세상을 오후 사람들에게보여주는 광대다원시의 꽃과 사냥하는 풍경들이겹겹의 추위를 두른채시간 저쪽 어느 하루를 부려놓고 있다도시 언어를 버리며한 사내의 몸짓에 귀 기울이고그가 던지고 있는 낯선 세상을 본다.달력도 없고 시계도 없던세상이 주는 몽롱한 시간들에내 안 따스한 갈비뼈가꽃을 피우기 시작했고구석기시대의 잃어버린 낙원이 된다. 2016. 10. 6.
[시] 박은순 - 눈 내린 숲 눈 내린 숲 사르르 내려앉은 겨울 유형실개천 사이 층층 만발한 설화 보이는 곳마다 달콤한 동침은빛 언어 밤을 밝힌다 계절 비집고 나온 바람새 하얀 실루엣 치렁치렁 시샘하는천년 미소 함박으로 날밤 지샌다. 2016. 10. 6.
[시] 정순이 - 새벽일 나가는 사람들 새벽일 나가는 사람들 어둠 속에 웅크리며새벽차 기다리는 사람들은 말이 없다. 좀처럼 오지 않는 새벽차를 기다리며채 깨지 못한 선잠을 일깨우고,지난밤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을 걱정한다. 급하게 국에 말어 먹은 아침밥은명치끝에 걸려있고아직 막지 못한 할부금은숨통을 조여온다. 아둠뒤에 어김없이 새벽이 찾아오듯새벽잠 설치지 않을그 날이 올 것을 믿는 사람들. 2016.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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