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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시144

[시] 키츠 - 채프먼의 호머를 처음 읽고서 채프먼의 호머를 처음 읽고서 내 일찍이 황금의 영토를 한없이 여행하였고 수많은 훌륭한 나라와 왕국들을 보았었다. 시인들이 아폴로 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많은 서쪽 나라들도 돌아다녔다. 가끔 이마 훤한 호머가 다스렸던 한 넓은 땅 이야기도 들은 바 있었다. 그러나 채프먼의 음성을 들을 때까지는 그 땅의 순수한 공기를 맛보지 못했다. 비로소 나는 느꼈다 - 천체의 감시자가 시계(視界) 안에 새 유성이 헤엄침을 본 듯. 또한 용감한 코르테스가 날카로운 눈으로 말없이 다리엔의 한 봉우리에서 태평양을 응시하고, 그의 부하들은 온갖 억측으로 서로 얼굴을 바라보듯. ※ 그리스어를 해독하지 못했던 키츠가 채프먼의 영어로 번역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딧세이아'를 읽고서 그 감동을 노래한 시. 키츠 (John Kea.. 2017. 6. 3.
[시] 괴테 - 이별 이 별 입으로는 차마 말할 수 없는 이별을 내 눈으로 말하게 하여 주십시오! 견딜 수 없는 쓰라림이 넘치오! 그래도 여느 때는 사나이였던 나였건만. 상냥스러운 사랑의 표적조차 이제는 슬픔의 씨앗이 되었고 차갑기만 한 그대의 입술이여 쥐여 주는 그대의 힘 없는 손이여. 여느 때라면 살며시 훔친 입맞춤에조차 나는 그 얼마나 황홀해질 수 있었던가. 이른 봄 들판에서 꺽어 가지고 온 그 사랑스런 제비꽃을 닮았었으나. 이제부터는 그대 위해 꽃다발을 엮거나 장미꽃을 셀 수조차 없이 되었으니, 아아 지금은 정녕 봄이라는데 프란치스카여 내게만은 쓸쓸하기 그지없는 가을이라오. ※ 만능의 사람 괴테에게 있어서 가장 괴테다운 영역을 말한다면 역시 서정시이다. 시인 자신도 자기가 무엇보다도 시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였다. 그리.. 2017. 6. 2.
[시] 괴테 - 첫사랑 첫 사 랑 아아 누가 돌려 주랴, 그 아름다운 날 첫사랑의 그 때를. 아아 누가 돌려 줄 것이랴. 그 아름다운 시절의 다만 한 토막이라도. 쓸쓸한 이 상처를 키우며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슬픔에 일어진 행복을 슬퍼하고 있으니, 아아 누가 돌려 주랴, 그 아름다운 나날. 첫사랑의 그 즐거운 때를. ※ 괴테의 청춘 시대의 사랑의 시는 언어가 그대로 심장의 고동이고 사랑의 기쁨이며 또한 이별의 고통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시기는 이른반 '시트룸운트 드랑'의 열정의 시대이기도 하였다. 괴테 (Johan Wolfgang von Goethe, 1749 ~ 1832) 괴테와 같이 만능의 재능을 천부적으로 지니고 있이서 문예 학문의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간, 기나긴 생애를 변화와 발전의 끊임없는 생명의 길.. 2017. 6. 2.
[시] 괴테 - 5월의 노래 5월의 노래 오오 찬란타 자연의 빛 해는 빛나고 들은 웃는다. 나뭇가지마다 꽃은 피어나고 떨기 속에서는 새의 지저귐. 넘쳐 터지는 가슴의 기쁨 대지여 태양이여 행복이여 환희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저 산과 산에 걸린 아침 구름과 같은 금빛 아름다움. 그 기막힌 은혜는 신선한 들에 꽃 위에 넘친다. 한가로운 땅에. 소녀여 소녀여 나는 너를 사랑한다. 오오 반짝이는 네 눈 나는 너를 사랑한다. 종달새가 노래와 산들바람을 사랑하고 아침의 꽃이 공기의 향기를 사랑하듯이. 뜨거운 피 설레며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는 내게 청춘과 기쁨과 용기를 부어라. 새로운 노래와 댄스로 나를 몰고 간다. 그대여 영원히 행복하여라. 나를 향한 사랑과 더불어. ※ 괴테가 시트라스부르 대학에서 배우던 시절(1771)에 지은 작품이다. .. 2017. 6. 2.
[시] 퍼시 비시 셸리 - 음악은 음 악 은 음악은 부드러운 가락이 끝날 때 우리의 추억 속에 여운을 남기고 꽃같은 향기로운 오랑캐꽃 시들 때 깨우쳐진 느낌 속에 남아 있느니- 장미꽃 잎사귀는 장미가 죽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의 침상에 쌓이듯, 이처럼 그대 가고 내 곁에 없는 날 그대 그린 마음 위에 사랑은 잠든다. ※ 멋진 음악은 그것을 듣고 난 뒤 오랜 기억에 남고, 향기로운 꽃은 그것이 시들고 난 뒤에야 그것이 아름다운 꽃이었다고 느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 역시 곁에서 사라진 뒤에야 한층 더 그 사람이 그리워지게 마련인 것이다. 퍼시 비시 셸리(Percy Bysshe Shelley, 1792~1822) 퍼시 비시 셸리는 1811년 옥스퍼드 대학 재학 중에 '무신론자의 옹호'라는 팜플렛을 간행하여 퇴학 처분을 당했고, 그.. 2017. 4. 29.
[시] 퍼시 비시 셸리 - 사랑의 철학 사랑의 철학 샘물이 모여서 강물이 되고 강물이 합쳐서 바다가 된다. 하늘의 바람은 영원히 달콤한 감정과 섞인다. 세상에 외톨이는 없는 법이라 만물은 하늘의 법칙에 따라서 서로서로 다른 것과 어울리는데 어찌 내가 당신과 짝이 못 되랴? 보라! 산은 높은 하늘과 입맞춤하고 물결은 불결끼리 서로 껴안는다. 동기끼리 얕보는 수가 없는 법이니 꽃다운 누이도 용서하지 않으리라. 햇빛은 대지를 껴안고 있다. 달빛은 바다에 입맞춤한다. 하지만 그대 내게 입맞추지 않는다면 그 모든 입맞춤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 셸리는 생애의 마지막 5년 동안에 수 많은 걸작을 남겼는데, 그 대표적인 것들로서 고독한 영혼을 노래하는 '알라스터(1816)', 폭군에 대한 증오를 노래한 장편시 '이슬람의 반란(1818)', 시극 '해방된.. 2017.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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